고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학기말 시험을 며칠 앞두고 영어 수행평가 과제를 도와 달라더군요. 과제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영어 말하기로 소개하는 것이었는데요. 영어 번역을 제법 잘했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한 것이냐고 물으니, 당연하다는 듯 "챗지피티로 했지~~"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챗지피티가 이렇게 잘 도와주는데, 영어 공부를 꼭 해야 해?" 하더군요. 이렇듯 인공지능(AI)은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교회는 인간의 모든 문명과 기술을 '하느님의 선물'로 여깁니다. 그리고 최근의 혁신적인 인간 지성의 산물인 AI. 경탄하며 AI를 선용할 때,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 봉사하고 그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AI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올바른 인식과 교육, 그리고 문화의 정립을 강조하고 있죠. 
'하느님의 선물'을 선용하기 위해서 '마음의 지혜'(「옛것과 새것」 114항)가 필요합니다. 'AI'라는 기술을 인간 중심적으로 사용하도록 이끌고, 공동선과 연대 의식, 형제애를 증진할 수 있도록요. 딸아이에게 그랬습니다. "챗지피티도 제대로 알고 쓸 줄 알아야 해. 그래야 걔도 더 똑똑해진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