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대현동 '청년밥상 문간' 이대점에서 조촐한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딸, 이상은 씨를 기억하려 엄마와 아빠가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생때같은 딸을 떠나보낸 이듬해부터 딸의 생일에 맞춰 청년 159명에게 점심을 대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세 번째입니다. 

식당 안에 걸린 배너에는 생일을 축하하는 메모들과 두 손으로 해맑은 얼굴을 꽃받침을 한 상은 씨의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청년들의 한끼 식사를 돌보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어쩌면 그리도 짠한지요. 부모가 돌아가시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답니다.

참사는 우연한 비극이 아님을 이미 우리는 세월호 때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 중헌지' 도무지 관심이 없는 어른들의 무책임이 되풀이된 것이지요. 청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면서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는 그 마음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