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리영희 선생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해묵은 경구이자 때로는 무심코 간과하는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이 경구가 뜻하는 다양성과 포용의 자세야말로 우리 사회, 나아가 모든 세상 이치의 근본 원리로 여겨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주님 곁으로 가신 뒤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님. 선배 교황님의 뜻과 실천을 아마도 거의 이어가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 교황님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이른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고 통합해서 교회 안의 일치를 이루는 일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긴장과 갈등은 참 어려운 과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대의 보수를 거슬러 율법학자들을 질타하고, 만민을 평등하게 사랑하라는 혁신적인 진보주의자였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천지창조부터 하느님께서 가르치신 가장 보수적인 전통입니다. 그러니 보수가 전통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인 분이 아닐까요?
그리스도교의 모든 가르침은 보수이기도 진보이기도 하며, 모두 아울러 복음이라고 부름이 마땅합니다. 보수주의도 진보주의도 그것이 사랑을 담고 또 품고 있다면 그것은 복음주의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도, 레오 14세도 진보주의자라기보다는 복음주의자입니다.
곧 있을 대통령 선거도 그러합니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기보다는 나라 사랑, 국민 사랑에 헌신하는 정치 지도자를 바르게 선택하려는 마음과 노력이 중요합니다. 나라 사랑이 먼저지, 보수와 진보의 패싸움이 그리 중요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