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한 해변에서 한국과 일본의 주교님들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으로 끌려 온 조선인 136명이 수몰된 조세이 탄광의 배기구가 보이는 바닷가였습니다. 바다 위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송이들이 가물거리며 떠 있었습니다. 일본인 47명도 함께 목숨을 잃은 이 비극을 일본은 그동안 어찌어찌 덮으려 했지요. 그러나 지난 8월, 뜻있는 이들이 희생자의 유골을 발굴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강제로 고향을 떠나 아프고 슬픈 죽음을 맞아야 했던 희생자들에게 <고향의 봄>은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입니다. 그 넋을 기리고, 이제는 평안히 잠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의 비극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박영호(안드레아) 편집국장

한국과 일본 주교단이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은 태평양 전쟁 종전 80주년을 맞아 '전후 흉터와 희망'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주교단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함께 기도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아 평화를 위한 양국 교회의 역할 등을 논의했습니다. 🔗더 읽기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2024년 1월 발표한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와 비교해 성경을 덜 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소 정기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느냐는 질문에 개신교 신자 62%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천주교 신자는 36%에 그친 것입니다. 성서 주간을 맞아 말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더 읽기

지난 11월 2일 미리내 성 요셉 애덕 수녀회 수련소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지붕까지 번지며 대형 화재로 확산됐는데요.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생활 공간을 잃은 수녀들은 현재 인근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 임시거처로 흩어졌습니다. 🔗더 읽기

가톨릭신문은 11월 13일 '제29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본상은 방대한 연구를 토대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사상을 저술한 「성 토마스 소사전」의 공동 저자 박승찬 교수(엘리야·가톨릭대학교), 이재룡 신부(시몬·한국성토마스연구소), 임경헌 교수(티토·경북대학교)가 수상했습니다. 🔗더 읽기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은 한국교회에서 첫 번째로 설립된 본당의 성당이자, 한국교회의 역사를 담고 있죠. 때문에 '대성당'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우리 성당입니다. 그런데 명동대성당과 로마 바티칸에 자리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대성당'은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차이를 알기 위해 먼저 우리말로 '대성당'을 뜻하는 '바실리카(basilica)'라는 단어를 살펴봐야 합니다. 바실리카는 역사적·신앙적·예술적인 중요성을 인정받는 성당이자, 교회를 통해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은 성당을 일컫는데요. 1918년 「교회법전」은 "사도좌의 허락이나 오랜 관습을 따르는 경우 외에는 어떤 교회에도 대성당(바실리카)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현재 교회법에서는 삭제됐지만, 여전히 바실리카라는 칭호를 붙일 권한은 교황청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동'대성당'은 무엇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이때의 '대성당'은 주교좌성당(cathedral)을 높여 부르는 표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1월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일대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마라토너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날 특별한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모인 이들도 있었는데요. 서울대교구 가톨릭마라톤동호회 150여 명 회원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홍보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달렸습니다. 🔗더 읽기

최근 브람스와 드뷔시 등의 곡을 담은 피아노 앨범 '당신의 새벽에(At Your Dawn)'가 발매됐습니다. 손일훈(마르첼리노) 작곡가가 한 곡 한 곡 선곡해 연주한 음반에는 고요와 평화가 깃들어 있는데요. 이는 음악으로 남긴 묵상 기록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음악 속에서 묵상을 이어 온 여정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폐막미사까지 이어집니다. 그의 음악과 신앙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더 읽기

오늘은 교회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입니다. 교회는 이날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한 해의 모든 전례를 마무리합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돌아봅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우리가 찾아야 할 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딜 보고 있어야 하는지 교회는 전례력을 통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늘을 찾기도 전에 이미 밤을 새우며, 나를,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주님을 봅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이 바로 나의 주님이십니다. 그 좋은 주님 닮아 나 역시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오늘이고 싶습니다.

한국교회는 1974년 '정의구현사제단'을 결성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사회에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데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회의 사회 참여를 비판하는 원로 사제들,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에 반대하는 평신도 등도 있었습니다. 주교회의와 가톨릭시보 역시 고위 성직자가 구속되는 교회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랜 박해와 일제강점기의 경험으로 인한 교회의 자기 보호적 태도는 1980년대의 비극적 사건들에 근본적인 도전을 받게 됩니다.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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